광복70주년 '더 라인 2015_통일, 그 앞에 서다'

작가노트
과거 미소 냉전의 비극적 결과물인 한반도의 분단은 단순히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촉각을 세우고 있는 초미의 관심사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한국인들 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은 한반도 분단의 실상을 실제적인 체험보다는 뉴스와 같은 중재된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 북한의 분단에 사실을 기반에 허구적 상상력을 담은 영화 또한 많이 제작되어 왔다. 특히 분단을 소재로 대중적 성공을 거둔 작품 중 하나를 꼽는다면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 (2000년)’ 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 영화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발생한 남북 병사의 총격사건의 진실을 추리극 형식으로 그린 영화로, 남북한 병사들의 우정과 분단의 아픈 현실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허구적 구성의 영화의 경우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재현과 허구적인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함에 따라 또 다른 영화 속 세상에 몰입하게 된다. 더욱이 현실이나 실재가 아닌 중재된 미디어나 영화를 통해 형성된 분단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즉각적인 방식으로는 시각화된 이미지로서 형상화 시키는 것이고 이는 휴전선이나 판문점과 같은 접적인 상징으로 등장한다. 이 상징들은 다시금 우리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집단 기억의 요소이다.

DMZ의 민통선의 철망에 설치되는 본인의 작업 ‘Faction’ 은 ‘공동경비구역 JSA (2000년)’의 영화가 실제 촬영된 남양주 종합 촬영소 세트장의 실재 모습을 사진으로 재현한 후 긍정적 희망의 가상을 담아낸 작업이다.
남북한이 대치하고 있는 실재의 판문점은 극도의 긴장과 감시의 이데올로기적인 현실적 공간이다.
하지만 영화촬영이라는 목적성을 통해 복제된 판문점과 흡사한 외양의 촬영 세트장은 ‘공동경비구역 JSA’ 영화에서는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 위한 재현의 공간이며 촬영이라는 기능과 목적을 다한 이후에는 이 곳을 찾는 관광객에는 유희적 공간의 성격으로 변모된다. 관광객들에게 적극적인 재미를 주기 위한 또 다른 장치로는 영화 속의 판문점을 배경으로 주인공이었던 남한과 북한 병사의 모습이 되어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한 등신대의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다.

즉, 감시와 경계의 이념적 공간인 동시에 역사적 시간성을 지닌 판문점이라는 실제 장소는 영화 재현을 위한 복제적 가상 공간이란 이중적 의미를 지닌 영화 세트장으로 재 탄생되었으며 아이러니적인 성격인 가짜 공간을 사진작업으로 다시 담아냄으로써 또 다른 의미의 차원으로써 재현의 문제를 다루게 된다. 이에 사진으로 재현한 가짜 판문점 세트장 사진 위에 또 하나 관념적인 ‘상상계’의 레이어가 더해져 통일 이후의 남북한의 상호 상생적 모습들이 생성된다.
실제 영화 세트장에서는 나뉘어진 분단선을 경계로 따로 위치함으로써 잠재적인 긴장감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본인의 작업에서는 분단의 경계가 무너지고 서로 동등하게 위치하며 긴장감 또한 사라진다. 밀폐되었던 공간은 개방되어 한가롭게 농민들이 산책하는 모습과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보여진다. 또한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각은 통일각으로 명판이 바뀌며 이데올로기였던 현실은 긍정의 희망으로 변화한다.
이 이미지는 2m x 9m 의 대형사진으로 출력되어 극도의 긴장과 위협, 잠재된 대립과 충돌이 공존하고 있는 민통선 안의 철책에 직접 설치 함으로써 ‘공존과 상생’이라는 상징적인 맥락을 다루는 역사적 가치의 작업으로 환원된다.
즉, 이데올로기에 의한 분단의 현실은 작가의 손에 의해 재현과 복제, 그리고 상상이라는 예술적 창조 과정을 거쳐 완결된 작품으로 탄생되고 작품의 원천이 되는 실제의 공간에 설치를 통해 제자리를 찾아감으로써 다시 실재계로 귀환하며 희망적 미래를 상징하는 시공간적 의미로 다가선다.

 

한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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